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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4 Cardinale Michael Czerny Economy di Francesco 2022.09.24 Cardinale Michael Czerny Economy di Francesco 

교황, 피조물 보호를 위한 첫 미사 집전(7월 9일)

교황청 공보실이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 독서 목록을 공개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7월 9일 카스텔 간돌포 교황 관저 내 ‘찬미받으소서, 학교’에서 이 독서들을 사용해 미사를 집전한다.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장관 체르니 추기경은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것들을 돌보는 청지기”라고 밝혔고, 교황청 경신성사부 차관 비올라 대주교는 “땅은 우리보다 먼저 존재했으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Isabella Piro – Città del Vaticano

 

레오 14세 교황은 오는 7월 9일 카스텔 간돌포 교황 여름별장 내 ‘찬미받으소서 학교’에서 비공개 미사를 집전한다. 이날 교황은 7월 3일 교황청 공보실이 발표한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 전례문을 처음으로 사용한다. 기자회견에는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장관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예수회)과 교황청 경신성사부 차관 비토리오 프란체스코 비올라 대주교(프란치스코회)가 참석해 새 전례문의 의미를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때부터 시작한 작업
체르니 추기경과 비올라 대주교에 따르면, 새 미사 양식은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중에 교황청의 여러 부서가 힘을 모아 준비해온 결실이다. 새 미사 양식은 「로마 미사 경본」의 “여러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드리는 기원 미사와 기도” 부분에 자리를 잡는다. 이 양식에는 이미 여러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드리는 49개의 기원 미사와 기도가 수록돼 있다(거룩한 교회와 관련된 미사와 기도 20개, 공공 생활과 관련된 미사와 기도 17개, 다양한 상황과 관련된 미사와 기도 12개).

두 가지 중요한 기념일
체르니 추기경은 새 미사 양식이 두 가지 중요한 기념일을 배경으로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35년 전인 1990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창조주 하느님과 함께 하는 평화, 모든 피조물과 함께하는 평화”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제23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다. 둘째는 “표면적이거나 피상적인” 생태론이 아닌 진정한 “통합 생태론”을 제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10주년이다.

피조물, 가톨릭 전례의 본질적 요소
체르니 추기경은 “피조물은 새롭게 더해진 주제가 아니라 가톨릭 전례의 본질적인 요소였다”고 강조했다. “성찬례는 하늘과 땅을 하나로 묶고, 모든 피조물을 품으며 그 안에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성찬례를 거행될 때 온 우주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따라서 새 미사 양식은 “우리 모두가 우리 공동의 집(지구)과 자연을 돌보는 사명을 전례적으로, 영적으로, 공동체적으로 뒷받침하려는” 목표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존중과 책임을 향한 부름
체르니 추기경은 이를 “믿음, 희망, 사랑의 위대한 행위”이라고 정의하면서, “날로 커지는 경이로움과 존중, 책임감으로 돌봄과 사랑을 실천하라”는 초대라고 밝혔다. 체르니 추기경은 사실 우리 모두가 “일상의 선택과 공공 정책에서, 기도와 예배와 세상 살이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들을 충실히 관리하는 청지기가 돼야 한다”며 설명을 마무리했다.

매 주일마다 펼쳐지는 “새로운 창조”
비올라 대주교도 발언에 나서며 “전례는 전례력의 모든 순간에 창조의 신비를 기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례를 들어, 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말씀 전례의 제1독서는 창조 이야기(창세 1,1-2,2)이고, 세례 성사 등 개별 성사를 거행할 때는 물을 축복하는 기도를 바치며, 성무일도에는 “창조라는 주제가 매우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비올라 대주교는 “그리스도인 경험에서 주일은 무엇보다도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광으로 환히 빛나는 파스카 축제”라며 “‘새로운 창조’를 기념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피조물 보호에 대한 인식 증진
비올라 대주교는 이 모든 것이 “피조물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며 “그 심오한 의미는 성찬례 안에서 드러나는 파스카 신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대적 배경도 언급했다. “오늘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가르침 덕분에 우리는 심각한 생태적, 환경적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깨닫게 됐습니다.”

‘로가지오니’와 ‘꽈뜨로 템포라’
비올라 대주교는 피조물에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는 전례 관습으로 ‘로가지오니’(Rogazioni)와 ‘꽈뜨로 템포라’(Quattro Tempora)를 소개했다. 교회가 정한 이 관습은 일 년의 네 계절이 시작할 때마다 지키는 3일간의 단식과 금욕을 지키는 기간이다. 앞으로 이런 관행은 변화를 맞는다. 비올라 대주교는 “각국 주교회의가 다양한 지역 상황과 신자들의 필요에 맞게 시기와 거행 방식을 직접 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하느님이 아닙니다”
비올라 대주교는 책임에 관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는 하느님이 아닙니다. 땅은 우리보다 먼저 존재했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그는 현대의 잘못된 사고를 경고했다. “오늘날 우리는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됐다는 사실과 땅을 다스리라는 사명에서 다른 피조물에 대한 절대적 지배권을 끌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단호히 거부해야 합니다.” 아울러 진정한 ‘보호’의 의미를 설명하며 “지키고, 돌보고, 보존하고, 유지하고, 감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책임 있는 상호 관계를 뜻합니다. 모든 공동체는 지구의 풍요로움에서 생존에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지구를 보호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그 풍요로움이 지속되도록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전쟁과 자연 파괴에서 드러나는 죄의 실상
비올라 대주교는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창조주와 인류와 모든 피조물 사이의 조화는 깨어졌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자리를 차지하려 하고, 우리가 유한한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또 죄의 구체적 모습들을 열거했다. “전쟁과 갖가지 형태의 폭력과 학대, 가장 연약한 이들에 대한 방임, 자연 파괴 등에서 죄악은 파괴의 힘으로 드러납니다.” 비올라 대주교는 희망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모든 피조물과의 조화는 하느님과 형제자매들과의 친교를 가능하게 하는 화해 체험에서만 나올 수 있습니다.”

교령이 밝히는 피조물 보호의 시급성
레오 14세 교황인 승인하고 성령 강림 대축일인 6월 8일 반포된 교황청 경신성사부 교령은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곧, “창조의 신비”는 주님의 “자비의 표징”이며, “소중한 보화처럼 사랑하고 보호하며, 동시에 증진하고 대대로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우려스럽다. “이 시대에 하느님께서 우리 보살핌에 맡기신 재화의 무책임한 사용과 남용으로 창조 사업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특별한 미사 양식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미사 양식과 독서 목록
교령은 몇 가지 구체적 지침을 제시했다. ‘본기도’에서는 “당신의 손으로 만드신 업적을 사랑으로 지키게 하소서”라고 주님께 청한다. 그리고 ‘끝기도’에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며 모든 피조물과 조화롭게 사는 법을 배우게 하소서”라고 기도한다.

미사 독서 구성도 세심하게 이뤄졌다. 구약성경에서는 지혜서 구절(13장 1-9절)을 선택했다. 이 대목은 하느님의 업적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하찮은 이”로 여긴다. ‘화답송’은 시편 19[18]편(“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이야기하네”)과 104[103]편(“주님께서는 당신 업적으로 기뻐하시리라”)을 선택했다. 반면 신약성경에서는 바오로 사도의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대목(1,15-20)이 선택됐다. “그리스도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이십니다. 하늘에 있는 것이든 땅에 있는 것이든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그분 안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마태오 복음의 두 구절
끝으로, ‘복음’은 마태오 복음의 두 구절이 선택됐다. 첫 번째 구절(6장 24-34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를 아름답게 보여주신다. 곧,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지만”, “하느님께서 먹여 주시는”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 보며, “애쓰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지만”, 왕들보다 더 영화롭게 차려 입은 “들에 핀 나리꽃”을 눈여겨 보라 하신 대목이다. 두 번째 구절(8장 23-27절)은 하느님의 아드님이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는 대목이다.

교황 자의 교서 「전통의 수호자들」에 관한 설명
기자회견 말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1년에 반포한 자의 교서 「전통의 수호자들」(Traditionis custodes)과 관련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는 보도된 언론 보도를 두고 “매우 편파적이고 불완전하게 편집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언론이 인용한 내용에는 이후 추가된 다른 문서들과 관련 보고서들, 그리고 교황청 신앙교리부로 전해진 후속 자문들의 결과가 함께 반영돼야 한다”며 언론 보도가 사안의 전모를 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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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7월 2025, 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