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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nniversario allunaggio Papa Leone visita Specola vaticana In anniversario allunaggio Papa Leone visita Specola vaticana  (ANSA)

교황청 홍보부 루피니 장관, “기도로 승화된 교황님과의 통화”

지난 7월 20일 주일 저녁 레오 14세 교황과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이 영상 통화를 했다. 올드린은 56년 전 달 표면에 발을 내디딘 두 번째 인물이다. 교황은 망원경으로 하늘의 아름다움을 바라본 후 창조의 신비에 대해 말했다. 교황은 삼종기도 훈화에서 모든 생명이 신성하기 때문에 가자지구 전쟁의 야만성을 종식시킬 것을 호소했다. 이 두 장면은 평화의 참된 의미와 전쟁의 무의미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Paolo Ruffini

정확히 56년 전 달 표면을 밟고, 저 높은 곳에서 자신의 눈으로 지구를 바라본 두 번째 인물인 버즈 올드린과의 통화였다. 레오 14세 교황은 망원경으로 천체의 아름다움을 바라본 후, 창조된 세상의 신비로움과 장엄함, 그리고 연약함에 대해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의 성가정 본당을 공격한 이후, 교황은 야만적인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분쟁의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며, 국제인도법을 준수하고, 민간인 보호 의무를 존중하며, 집단 처벌과 무차별적 무력 행사, 그리고 강제 이주를 금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가자지구 본당 폭격으로 희생된 세 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그들이 그리스도인이라서가 아니라, 모든 생명이 신성하고 모든 예배 장소가 거룩하다는 것을 다시금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계속되는 무의미한 학살 속에서 목숨을 잃은 무고한 모든 희생자들에게 각각의 이름을 되돌려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희생자 개개인은 모두 성과 이름, 그리고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지만, 매일 그저 숫자로만 집계될 뿐이다.

이 세 가지 장면은 서로 다른 순간들이다. 마치 여러 폭의 그림과도 같다.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지만 각기 다른 이 장면들이 우리에게 평화의 참된 의미와 전쟁의 무의미함을 동시에 일깨워준다. 몸짓과 영상, 말로 이뤄진 소통이 어떻게 무력을 내려놓으면서 동시에 상대방의 무력도 해제시킬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어느 순간, 버즈 올드린과의 통화는 기도로 승화됐다. 시편 8편의 말씀과 함께 기도가 됐다. 이 시편은 주님께서 이루신 위업들, 곧 하늘과 달과 별들, 그리고 인간에 대해 주님께 찬미를 올린다. 인간은 얼마나 작으면서도 위대한 존재인가. 달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작은 점에 불과한 인간이지만, 그럼에도 “당신 손의 작품들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아래” 두게 하신다.

무엇 때문에? 바로 인간 존엄성을 위해서

각자가 자신의 책임을 직면하게 하는 데에는 몇 마디 말과 몇 장면의 이미지만으로도 충분하다. 무엇을 말했고 말하지 않았는지, 무엇을 행했고 행하지 않았는지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잠시 멈추고 다시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그 누구도 자신이 믿는 진리나 자신이 겪은 고통이 무고한 인간 생명의 파괴를 정당화할 만큼 절대적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느님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이다. 인간이 존엄성을 침해하게 되면 각자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셈이다. 우리 공동의 집인 이 세상의 경이로움을 파괴하는 일이기도 하다.

2013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그래비티’에서 주인공인 두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지구를 경외에 찬 눈으로 바라보며, 한 사람이 다른 동료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이 사는 곳은 어디예요?” 거주지를 뜻하는 ‘tenda’라는 표현은 요한 복음 머리글에서 하느님 말씀이 “우리 가운데 사셨다”고 기록된 것만큼이나 강력한 표현이다. 전쟁으로 갈갈이 찢긴 우리의 이 작은 행성지구는 창조의 순간부터 새겨진 약속으로 말미암아 참으로 풍요로운 곳이다. 그 약속은 하느님께서 친히 이곳을 당신의 거처로 삼으시고 구원의 손길을 펼치시겠다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지구를 파괴하는 전쟁들은 결코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없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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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7월 2025, 1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