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수단 산사태 희생자 1000여 명 위해 기도
Devin Watkins
지난 8월 31일, 며칠간 쏟아진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했다. 산사태는 수단 다르푸르 지역 타라신 마을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수단해방군의 발표에 따르면, 마라산맥 일대에 자리한 이 작은 마을에서 최소 1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레오 14세 교황은 9월 2일 엘오베이드교구장 유난 톰베 트릴레 쿠쿠 안달리 주교에게 조전을 보내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서명한 전문에서 교황은 고통받는 모든 이에게 “영적으로 가까이” 있다고 말하며, 세상을 떠난 이들과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 그리고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된 이들의 구조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들을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는 한편, 시련에 빠진 수단의 온 국민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길 기도했다.
완전히 파괴된 마을
수단해방군은 지난 9월 1일 국제구호기구와 유엔에 희생자 시신 수습에 필요한 지원을 요청했다. 다르푸르 지역을 통제하면서도 내전에는 개입하지 않는 입장을 취해온 수단해방군은 성명을 통해 마을 전체가 “완전히 땅속에 묻혔다”고 참상을 전했다.
성명은 또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마을 주민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희생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이어 “기적적으로 단 한 사람만 목숨을 건졌다”고 밝혔다.
하르툼의 집권 주권위원회는 타라신 지역의 “무고한 주민들”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해당 지역에 구조대를 급파했다고 밝혔다.
수단 내전은 군부와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간의 갈등이 터진 뒤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절망적인 인도적 상황
전투가 격화되면서 유엔을 비롯한 여러 국제구호단체들은 다르푸르 지역 곳곳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마라산맥의 여러 마을도 마찬가지다. 국제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앞서 이 지역이 수단 내 인도적 지원의 “사각지대”라고 경고했다.
마라산맥은 분쟁의 핵심 지역인 엘파셰르에서 남서쪽으로 160킬로미터 뻗어 있는 험준한 화산 지대다. 엘파셰르를 떠난 수많은 가족들이 비교적 안전한 이 산악 지역으로 몸을 피해왔다.
수단 내전으로 지금까지 4만 명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1400만 명이 고향을 등져야 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다르푸르 지역에서는 기근과 질병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번역 김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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