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800명 이상 사망한 아프가니스탄 지진에 애도 표명
Vatican News
지난 8월 31일 밤 아프가니스탄 동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부상자 2800여 명, 사망자 800여 명이 발생했다는 잠정 집계가 나왔다. 피해 규모가 워낙 커서 희생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통해 곧바로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전보에서 “이 참사로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한다며, 이들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섭리”에 맡긴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별히 사랑하는 이를 잃고 애통해 하는 이들과 구조와 복구 작업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응급구조대원과 민간 당국에 진심 어린 연대의 뜻”을 밝히며, 이 “시련의 때”를 견디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에게 “위안과 힘”이 함께하길 간구했다.
아프가니스탄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 중 하나
지난 8월 31일 밤 11시47분 잘랄라바드 시 동북쪽 27킬로미터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6.0 지진은 상상을 뛰어넘는 자연재해였다. 이미 온갖 여러 가지 인도적 위기 상황에 시달리는 탈레반 정부로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이다. 특히 이란과 파키스탄에서 추방된 수백만 난민들을 떠안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피해는 더욱 늘어갈 전망이다. 탈레반 정부 보건부 대변인 샤라팟 자만은 지진 피해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
어려운 구조 활동
파키스탄 접경 산악지대에 있는 피해 지역에 구조대가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통신마저 완전히 두절된 상태다. 보건부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구호물자와 생필품을 전달하고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이 공개한 영상에는 헬기들이 병원을 오가며 부산히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국방부는 군 구조대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40여 차례 항공 수송을 통해 420명의 사망자와 부상자를 이송했다고 밝혔다.
매우 심각한 인도적 상황
이번 지진은 2021년 국제 동맹군 철수와 정부 지원금 중단으로 탈레반이 재집권한 이래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세 번째 대형 지진이다. 인도적 지원 자금도 올해 7억6700만 달러로 급감했다. 2022년 한 해에만 35억 달러가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국제 인도주의 기구들은 국민의 절반 이상이 긴급 구호를 기다리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방치된 위기를 계속 경고해 왔다. 아프가니스탄 외교부는 현재까지 피해 주민들을 위한 구호 물자 지원에 나선 국가가 단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흐스는 ‘엑스’(X, 트위터의 새 명칭)를 통해 현지 유엔 관계자들이 초기 지원 작업에 나섰다고 전했다. 유엔난민기구 고등판무관 필리포 그란디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부 공동체가 구호 활동 지원을 주저하지 말길” 당부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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