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추기경, 사랑만이 세상과 교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
Stefano Han, Vatican News
2025년 5월 7일 수요일 오전 10시[로마시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는 로마 교황 선출을 위한 미사가 거행되었다. 이 미사는 추기경단의 단장인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주례하고 추기경들과 주교들, 사제들이 공동 집전했다. 추기경들은 전례복장을 갖추고 오전 9시 15분까지 성 베드로 대성전 내 성 세바스티아노 경당에 마련된 제의실에 모였다.
미사 중에 교회는 그 본기도를 통해서 성부를 영원한 목자라고 부르며 당신 백성을 돌보는데 있어서 열심하고 깨어있고 성덕에 있어서 성부의 마음에 드는 목자를 선사해 달라고 기도했다:
아버지의 사랑으로 당신 양떼를 인도하시는 영원한 목자이신 하느님, 당신 백성을 돌보는데 열심히 깨어있고 생활의 성덕을 통하여 당신 마음에 드는 목자를 당신 교회에 선사해 주소서(본기도).
제 1독서는 이사야서 61, 1-3°. 6°. 8b-9절이, 제 2독서는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4, 11-16절이 낭독되었다. 복음으로는 요한복음 15,9-17이 선포되었다.
레 추기경의 강론은 사도들이 그리스도가 승천한 다음 성령 강림을 기다리며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항구하게 한 마음으로 기도하던 사도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했다(사도 1,14).
그러면서 베드로 사도의 무덤 위에서 성모님의 시선 아래 성령을 부르며 기도하는 것은 추기경들이 어렵고 복잡한 역사의 전환점에 앞에 선 세계와 교회에 필요한 교황선출을 준비하는 교회적이며 인간적인 매우 중대한 행위이며 각 자는 모든 개인적 생각을 버려야 하고 생각과 마음 속에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교회와 인류의 선익만을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레 추기경은 오늘 낭독된 복음의 말씀을 인용하며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주례 추기경은 이어 구약에 나온 사랑의 계명보다 더 확장된 개념의 사랑을 예수님은 가르치셨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예수님의 사랑의 계명은 ‘새 계명’인 것이다:
“[예수님의 계명이]새로운 이유는 구약성경의 권고를 긍정적으로 변모시키고 크게 확장하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은 ‘네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도 하지 말라’고 가르쳤던 것입니다.”
이어 단장 추기경은 예수님께서 드러내신 사랑에는 한계가 없었고 이 사랑이야말로 그의 모든 제자들이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오직 이 사랑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교황 바오로 6세께서 표현하신 ‘사랑의 문명’이라고 부른 새로운 문화 건설을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의 임무 중 하나는 바로 친교를 증진시키는 임무임을 상기시셨다. 그리스도와 모든 그리스도인 사이의 친교, 교황과 주교들 사이의 친교, 주교들 사이의 친교. 교황에게는 자기 중심적인 친교가 아니라, 교회는 “친교의 학교요 집”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사람들과 민족들, 문화들 사이의 친교를 이루는 온전한 친교를 증진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것은 단순히 사람들의 교체가 아니라, 항상 사도 베드로가 돌아오는 것이란 점을 말했다.
그러면서 추기경단의 단장으로서 또 90이 넘은 고령의 성직자로서 선거권을 지닌 추기경들을 향하여 각 자는 언젠가 하느님 앞에서 심판받을 것이란 점을 생각하면서 하느님의 현존을 깊이 인식하며 시스티나 경당에서 투표할 것을 요청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자신의 짧은 단상에서 표현했던 부분을 인용하면서 투표를 통해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 미켈란젤로의 심판자 예수를 바라보면서 단테가 언급한 ‘최고의 열쇠’를 합당한 손에 맡기도록 간절히 염원했다.
이런 간절함은 오늘 낭독된 성찬 감사기도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신은]모든 시대에 새로운 활력을 당신 교회에 주십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당신은 교회를 인도하시며 보호하십니다. 당신 성령의 능력으로 교회를 확고히 지탱시켜주십니다. 당신의 믿음직한 사랑안에 있는 교회는 어려움의 순간에도 당신께 간절히 호소하기를 힘들어하지 않으며 기쁨 속에서 언제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오전에 미사를 거행한 추기경들 중, 선거권을 지닌 추기경들은 오늘 15시 45분[로마시간] 성녀 마르타에서 나와 사도궁 파올리나 경당으로 이동하면서 콘클라베 장소인 시스티나 경당으로 행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