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복합위기 시대, 과학 경청하고 국제기구 강화해야”
Christopher Wells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3일 교황청립 생명학술원 2025년 총회 참석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는 교황이 입원해 있던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서 2월 26일자”로 승인됐다.
메시지에서 교황은 △전쟁 △기후변화 △에너지 문제 △전염병 △이주 △기술혁신 등 세계가 직면한 동시다발적 위기, 곧 “복합위기”(polycrisis)를 강조했다.
교황은 이러한 사안들이 세상의 미래와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불러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는 “세상의 종말? 위기, 책임, 희망”을 주제로 열린 국제 워크숍을 후원한다.
변화에 대한 저항 극복하기
교황은 이러한 질문에 대응하기 위해 “세상과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더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변화에 깊이 저항하는 우리의 모습을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과 같은 지난 위기에서 “양심과 사회적 관행을 변화시킬” 기회를 놓친 것을 안타까워했다.
교황은 또한 “두려움에 묶여 변화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은 “과학이 마련한 통찰을 진정으로 경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학술원의 활동이 “경청”을 핵심 가치로 삼은 시노드 여정의 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교황은 “공리주의적이고 행성적 차원의 신자유주의적 규제 완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결국 강자의 법칙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이는 인간의 본질적인 존엄을 앗아가는 비인간화의 길”이라고 설명했다.
충만한 삶을 향해 나아가기
교황은 세계와 그 발전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들이 우리에게 “희망의 표징”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희망이 우리 여정에 힘이 되고 “충만한 삶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게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러한 노력이 필연적으로 공동체적 맥락에서 이뤄진다며 “복합적이면서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행성적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교황은 “근시안적인 국익과 편협한 이해관계에 매몰돼 국제기구들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는 현실”에 우려를 표했다.
국제기구 증진
교황은 “세계 공동선, 기아와 빈곤 근절, 기본 인권의 확고한 수호를 보장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 더욱 효과적인 국제기구를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할 때, 일시적인 정치 상황이나 소수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꾸준히 효력을 발휘하는 다자간 협력체제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교황은 이러한 폭넓은 지평을 생명학술원 활동의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하며, ‘상지의 옥좌’이자 ‘희망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전구에 이들을 의탁했다.
번역 김태식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