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갈림길” 넘긴 교황, 산타 마르타의 집 경당에서 미사 봉헌하며 회복 중
Salvatore Cernuzio
지난 3월 22일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 측의 의료 브리핑에서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와 루이지 카르보네 박사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복 기간은 “두 달”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교황은 약물치료와 운동치료 그리고 호흡 재활치료(특히 목소리 회복에 중점)를 이어가고, 산타 마르타의 집 경당에서 개인 기도와 공동 집전 미사도 계속할 전망이다.
교황청 공보실은 양측성 폐렴으로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서 38일간 입원했던 교황의 건강 상태에 대한 최근 소식과 세부사항을 이같이 전했다. 교황은 지난 23일 병실 발코니에서 병원 앞 광장에 모인 약 3000명의 신자들에게 인사한 후 병원을 떠났으며, 바티칸으로 가던 중 성모 대성전에 잠시 들러 기도했다. 이후 바티칸 내 교황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회복과 휴식에 들어갔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산소치료
공보실은 “교황이 지난 22일 의사들이 처방한 방식대로 회복 수순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원 기간 동안 의료팀을 이끈 알피에리 박사와 교황 주치의 카르보네 박사는 교황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경구 약물치료”를 부분적으로 계속해야 한다며, 제멜리 종합병원에서 입원 기간 내내 받았던 것과 동일한 운동 물리치료와 호흡 재활치료를 전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분간은 개인이나 단체와의 만남을 피해야 한다는 권고도 있었다. 의사들은 고유량 산소치료를 비롯한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응급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24시간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이러한 서비스는 바티칸 시국 보건국이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교황 곁에는 항상 의료팀이 대기하고 있다. 입원 마지막 며칠 동안과 유사한 방식으로 산소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밤에는 비강 캐뉼라(코에 삽입하는 얇은 튜브)를 통한 고유량 산소치료를 실시하고, 낮에는 점진적으로 빈도를 줄여가며 산소치료를 이어가게 된다.
미사와 업무 활동
교황은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 10층 개인 병동에 딸린 경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던 것처럼, 퇴원 후에도 산타 마르타의 집 2층 경당에서 공동 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할 전망이다. 교황은 최근 며칠 동안 제한적이나마 교황청 업무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3월 25일 공보실은 교황이 주벨라루스 교황대사로 이냐시오 체팔리아 몬시뇰을, 교황청 공소원 재판관으로 프란체스코 입바 몬시뇰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며칠 동안의 일정을 비롯해 다양한 희년 행사와 성주간 예식 거행에 대한 교황의 참석 여부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물론 의료진은 교황의 회복 상태를 지속적으로 평가하며 “예상되는 임상적 회복”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공보실은 “몇몇 사항은 결정 과정에 있다”며 “다음 주 회복 경과를 바탕으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알현 교리 교육 원고만 배포
3월 26일 수요 일반알현은 열리지 않지만, 지난 2월 14일 이후 최근 네 차례의 수요 일반알현 때와 마찬가지로 교리 교육 원고가 서면 형태로 배포될 예정이다. 주일 삼종기도 훈화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에 대해서는 추가 발표가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이전 주일과 동일하게 서면 원고만 배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떠한 공식 방문객도 만나지 않고 있으며, 지난 이틀 동안은 가장 가까운 협력자들만 제한적으로 만났다. 앞서 예정돼 있던 국가 원수 및 정부 수반들의 방문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어떠한 계획도 발표되지 않았다.
알피에리 박사가 밝힌 “생사의 갈림길”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교황은 자신의 집이라 여기는 바티칸 숙소에 돌아온 것에 대해 마음 깊이 안도하며 기뻐하고 있다. 알피에리 박사와 카르보네 박사는 교황의 건강 상태가 눈에 띄게 호전되면서 교황의 표정에도 활기가 돌아왔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제멜리 종합병원 기자회견에서 의료진이 확인한 바와 같이 생사의 고비는 확실히 넘겼고, 가장 심각했던 감염들도 이제 성공적으로 극복된 상태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알피에리 박사는 입원 기간 중 두 차례의 위기 상황에서 교황이 실제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는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라 델라 세라」에도 실렸다. 알피에리 박사는 가장 숨막혔던 순간이 지난 2월 28일 오후였다고 회상했다. 그날 기관지 경련 위기로 인해 교황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그때 처음으로 교황님 곁을 지키는 사람들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오랜 입원 기간 동안 교황님을 지켜본 저로서는, 그분이 단순한 종교 지도자가 아니라 진정한 영적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당시 의료진 모두는 상황이 심각한 고비에 이르렀다는 점을 인식했고, 교황님도 인간적으로 이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실 수도 있다는 무거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알피에리 박사는 의료진이 직면했던 가슴 아픈 딜레마도 토로했다. “저희는 극도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치료를 중단하고 놓아드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장기들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줄 수도 있는 높은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가능한 모든 의학적 수단을 총동원할 것인지... 깊은 고뇌 끝에 저희는 후자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는 이어 생사를 가르는 중대한 결정에 교황 자신이 명확한 의사를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황이 위중한 상황 속에서도 놀라운 정신력과 차분함으로 자신의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교황님은 입원 첫날부터 의료진에게 자신의 상태에 관한 모든 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고 당부하셨고, 대중에게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알피에리 박사는 교황청의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내부 과정을 공개했다. “의료진인 저희는 교황청 관계자들에게 순전히 의료적 정보와 상황만 전달했습니다. 그들은 교황님의 명확한 승인을 받은 다른 정보를 더해서 발표했습니다. 어떤 내용도 임의로 수정하거나 누락한 적이 없었습니다. 교황님의 주변에는 이제 가족과도 같은 헌신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항상 교황님과 함께하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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