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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일반알현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 수요 일반알현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전쟁은 언제나 패배만 남길 뿐... 평화를 청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8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전쟁 중인 국가들을 위해 다시 한번 호소의 목소리를 높이며, 폭력으로 고통받는 지역들을 ‘잊지 말아야 함’과 동시에 평화를 위한 기도를 멈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남긴 “잉태 순간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모든 여정을 소중히 보살펴달라”는 가르침도 일깨웠다. 이날 바오로 6세 홀에서는 아프리카 서커스단 ‘치르크아프리카’의 화려한 공연이 펼쳐져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교황은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한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Salvatore Cernuzio

바오로 6세 홀에서 아프리카 서커스단 ‘치르크아프리카’(CircAfrica)의 활기찬 공연이 펼쳐졌다. 실제 코끼리처럼 움직이는 첨단 로봇 코끼리 두 마리가 등장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에 잠시 머물렀던 미소는 이내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는 분쟁으로 인한 깊은 시름으로 바뀌었다. “평화를 위한 기도를 잊지 맙시다.” 교황은 1월 8일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이렇게 당부했다. 이날 교황은 전 세계에서 수십만 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착취와 학대, 강제노동의 폐해를 주제로 교리 교육을 진행했다. 

“평화를 위한 기도를 잊지 맙시다.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나자렛을 잊지 맙시다. 전쟁의 포화 속에 있는 모든 나라를 잊지 맙시다.”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교황은 “평화를 청하자”고 덧붙였다. 평화를 구하는 노력에서 긴장과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당부였다. 교황은 그동안 수차례 경고했듯이, 동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서 일어나는 참혹한 비극들이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제 죽음과 파괴를 전하는 뉴스가 일상이 되어 사람들이 무감각해지고 무관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평화를 청합시다. 그리고 기억합시다. 전쟁은 언제나, 예외 없이 우리 모두에게 패배만 남깁니다. 평화를 위한 우리의 기도가 주님께 닿길 바랍니다.”

수요 일반알현 중인 교황
수요 일반알현 중인 교황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호소

교황은 2025년 첫 수요 일반알현에서 폴란드 출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호소를 되새겼다. “사랑과 생명의 문명을 건설합시다.” 교황은 폴란드어권 순례자들에게 인사하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이 권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줄 것을 당부했다.

“생명을 사랑으로 지켜주십시오. 잉태 순간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모든 여정을 소중히 보살펴주십시오. 우리 자녀들이 지혜와 은총 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시오.” 

치르크아프리카 예술가들의 공연

교황이 이탈리아어권 순례자들에게 인사하기에 앞서 사회자가 ‘치르크아프리카’의 특별공연을 알렸다. 현재 로마의 신도시 지역에 위치한 옛 자전거 경기장에서 순회공연 중인 이 공연단은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튀니지, 모로코, 케냐, 이집트, 세네갈, 남아프리카 등 여러 아프리카 국가의 서커스 학교 출신 예술가들로 구성돼 있다. 바오로 6세 홀의 무대에는 약 60명의 무용수, 저글러, 광대, 곡예사, 신체곡예사들이 화려하게 등장했고, 최신 기술로 작동하는 대형 ‘기계 인형’ 같은 두 마리의 애니매트로닉스 코끼리도 함께했다. 아프리카 기니 출신 가수 모리 캉테의 유명한 노래 ‘예케 예케’와 쿨 앤 갱의 ‘셀레브레이션’ 같은 유명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서커스단은 아프리카의 다채로운 공연 예술을 선보이며 교황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 교황은 특히 곡예 공연에 매료되어 즐겁게 관람했고, 코끼리도 쓰다듬어본 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바오로 6세 홀에서 공연 중인 치르크아프리카(CircAfrica) 곡예 예술가들
바오로 6세 홀에서 공연 중인 치르크아프리카(CircAfrica) 곡예 예술가들   (Vatican Media)

“서커스로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한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서커스는 우리를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웃게 만듭니다. 서커스 공연자들은 바로 이런 사명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곧, 우리를 웃게 하고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것이죠. 여러분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교황은 사제품 25주년을 맞이한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바티칸 시국 교황 총대리 겸 성 베드로 대성전 대사제)에게도 특별한 축하인사를 전했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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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1월 2025, 22:28